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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이 오늘의 나를 살게 해? 싸이의 5집 의 마지막 트랙은 '나의 Wanna be'란 곡이다. 가사 중 이런 대목이 있다. "열등감이 오늘의 나를 살게 해 그래 말이 필요 없이 잘 돼야 돼 보란 듯이 미친 듯이 반드시..." 열등감은 개인의 발전에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또 개인이 보다 노력하게끔 한다는 부분에선 분명히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건강한 자아의 자존감이 뒷받침 되지 않는 한 열등감은 시한폭탄과 같다. 스스로를 학대하고 심지어 자신을 파괴할 뿐더러 타인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 쉽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이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열등감이 제일 위험하다. 이런 경우의 예는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학교 다닐 때 성적이 좋지 못해 꾸중을 들으며 열등감을 키운 사람이 있다고 치자. 수 십 년 뒤에 그 .. 더보기
'레 미제라블'과 '장발장'의 차이 도둑놈의 개과천선이란 전래동화 내러티브로 기억하기엔 아까운 작품 빅토르 위고의 . '참혹한 사람들'이란 뜻의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극도의 빈곤이 만연하는 가운데 왕정복고에 저항하는 혁명의 열기가 다시금 고조되던 당시 프랑스 사회 분위기 묘사에는 눈 감는 한국의 '장 발장'. 이게 같은 작품인가? 헬렌 켈러가 사회주의자였음은 숨긴 채 설리반 선생님과 맹인 제자의 애틋한 감동스토리로 포장한 것과 어찌 그리 닮았는지. 조지 오웰이 그랬던가. "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인 것이다." 번역하면서 순수를 표방해 가슴 시린 명작을 어린이용 동화책으로 전락시킨 정치적인 그들에게 유감을 느낀다. 이번에 민음사에서 완.. 더보기
왜 이렇게 됐어요? 모르면 공부하자는 마음으로 을 읽어봤더니 인권얘기 하는 후보가 없다. 이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한 그 지점과 일치한다. 인권 같은 가치들이야 "그건 일단 나 좀 먹고 살고..." 라며 저축은행 후순위채권 취급 당하기 일쑤니 그럴 만도 하다. 각 개인이 지닌 5천만개의 '정의' 중 가장 많은 정의를 차지하는 이가 최고지도자가 된다고 했을 때. 그 '정의'가 이라면 또다시 5년 후의 모습을 상상하긴 어렵지 않다. 가치와 인간이 아닌, 물질과 생계를 구걸하는 이상 달라질 건 없다고 본다. 케인즈란 아저씨가 (개인이던 기업이던) 투자를 할 때 야성적 본능(animal spirit)이 작용한다고 말했었다. 각 개인이 합리적이라는 전제를 깔고 논리를 펴는 경제학자도 이런 말을 하는데 선거판이라고 다를까. 참... 지.. 더보기
좋은 피부도 스펙인 나라 버스 광고의 한 멘트. '좋은 피부도 스펙이다'. 대학시절부터 모든 것을 계량화, 수치화 하는 게 가능할까 의심했다. 대상에 따라 가능한 것도 있지만 최소한 인간의 가치와 능력, 감정에 대해서만큼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흐름은 나의 생각과는 반대였다. 뭐든지 수치화 시켰고 가시화 시켜 가격을 매기려 들었다. 사람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래서 등장한 멘트가 위 광고이지 않았나 싶다. 삼국지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처럼 우리는 인간의 지력, 무력, 통솔력 등의 능력치가 숫자로 환산되어 계산되는 시뮬레이션의 현실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심지어는 사랑, 우정 등의 감정마저도 그런 경우를 보면 먼지냄새 가득한 삭막함만 느껴진다. 우스웠다. 좋은 피부가 좋은 스펙이라면 그 목적이 뭘까. 돈을 많이 벌어올.. 더보기
답답하시져! 저는 미치겠어영! T.T 올라오는 버스티켓을 사려고 터미널 창구에 줄을 서 있었다. 난 발권 중인 할머니 두 분 뒤에 서 있었다. 앞 할머니가 티켓을 끊고 있었다. 성미 급한 뒤 할머니가 그새를 못참고 끼어들었다. 이게 화근이었다. 기분이 나쁘다와 끝난 것 아니냐는 다툼으로 순식간에 창구 앞은 소란스러워졌다. 누가 옆에서 말려도 소용없었다. 말이, 대화가 가능한 사람들로 보이지 않았다. 그저 남보다 조금 빨리 가겠다는 욕심에 찌든 어떤 존재 둘이 다투고 있었을 뿐. 어떻게 현장이 정리되고 내 차례가 되자 이번에는 긴 줄 어디선가 난데없이 영감님이 끼어들었다. 새치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당당해서 순간 웃어버렸다. 어차피 이 분도 말귀가 통할 사람은 아닌 듯 하여 가만히 있었다. 다행히 뒤에 서있는 사람들도 얌전히 있어줬다. "어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