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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

[비상경보기 -강신주] 우리는 비겁하고 치사한 나라에 산다 어린 시절을 추억해보면 왜 그리 혼이 많이 났는지 모르겠습니다. 꾸중 뒤에는 "콩 한 쪽도 나눠먹어라", "자기 일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어라" 등등의 훈계말씀이 이어졌지요. 이번에 구의역에서 목숨을 잃은 청년의 어머니도 그러셨는가 봅니다. 아들에게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쳤다지요. 하지만 이제 남은 자식에게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라고 하지 않을 것이라 합니다. 이 비겁하고 치사한 나라가 책임감 있게 자란 청년을 어떻게 부려먹고 대우하는지 너무나 명확하게 보았기 때문입니다. 소위 노동유연화라는 시류에 따라 우리는 고용불안과 열악한 처우에 상시적으로 노출돼 살고 있습니다. 이 불안과 고통은 현재진행 중이고, 상황은 더 나빠지고만 있습니다. 현 정부가 국회를 상대로 "노동개혁법 통과"라는 대국민 .. 더보기
[EBS 다큐멘터리 동東과 서west - EBS 동과서 제작팀, 김명진] 서로 다른 생각의 기원 EBS 다큐멘터리 동과 서저자김명진, EBS 동과서 제작팀 지음출판사지식채널 | 2012-10-30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동양인과 서양인은 왜 사고방식이 다를까? 동과 서, 서로 다른 ... 전래동화에서 봤던 이야기다. 외눈박이 나라에 두 눈이 달린 아이가 떠내려오자 외눈박이 사람들은 장애가 있는 아이가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중에 현명한 자가 있어 "이 아이는 두눈박이 나라에서 온 아이입니다"고 말해 아이는 목숨을 건졌다. 조금이라도 다르면 이상한 것으로 취급되어 배척당하는 지독히 배타적인 한국문화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전래동화였다. 문화적 상대성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한 것이 전래동화였다는 아이러니를 뒤로 하고, 이를 학문적으로 규명한 다큐멘터리와 이를 책으로 엮어낸 (이하 동과서)를 보게 된 것.. 더보기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 강신주] 즐거움보다 나은 괴로움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저자강신주 지음출판사동녘 | 2011-09-30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철학과 문학, 예술을 넘나드는 활발한 강의와 저술을 통해 인문학... 포스팅을 위한 독서에 대한 집착을 버리니 외려 책읽기가 더 수월하고 쓸데없이 무거웠던 책임감에서 해방됐다. 난해한 시와 철학을 다룬 책을 재빨리 읽는 것은 확실히 버거웠다. 을 빠르게 읽었던 바(사실 재밌기도 했다), 을 손에 들었을 땐 천천히 음미하며 읽으리라 다짐했다. 라면이나 햄버거처럼 순간적으로 자극적인 맛을 내는 자기계발서와는 달리 여유롭게 와인을 음미하듯 읽으니 과연 그 맛이 색달랐다. 음미하는 과정에서 자기화된 생각을 정립할 수 있었던 것이 그 중 가장 큰 소득일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시공간의 어디쯤에 산다. 시간을 거스를 수 있는.. 더보기
[변신 - 프란츠 카프카] 가족이라는 이름의 감옥 변신저자프란츠 카프카 지음출판사소담 | 2002-12-2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그레고르는 흉측한 벌레가 되어 버린 자신을 보았다. 악몽에서 막... 곧 있으면 설날이 다가온다. 설이면 자주 보지 못했던 부모, 형제, 친척을 만나게 된다. 가족의 이름으로 이뤄진 그 모임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모이기만 하면 다투는 부모님의 형제들이나 말대꾸, 꾸중으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부모자식의 풍경은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미건조하면서도 오래된 모습들. 그럴 때마다 프란츠 카프카의 이 떠오른다. 에 등장하는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와 그의 가족들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가족이란 공동체의 맨살과 생리를 엿보게 된다. 가족이란 무한한 애정과 사랑으로 가득찬 따뜻한 공동체란 통념과는 다르게.. 더보기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 강신주] 시를 읽는 새로운 눈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저자강신주 지음출판사동녘 | 2010-07-05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현대 철학을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는 책이 없을까?우리 시 21편... 한국의 교육현실에 유감이 많은 사람이 어디 나 하나 뿐이겠냐만 특히 아쉬운 게 몇 가지 있다. 예체능 교육을 제대로 안 시켜 악기 하나 못 다루게 된거나, 시읽기를 마치 점수 잘 받게끔 암기하는 것으로 알게 했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개인적으로 늦바람이 나서 홀로 집에서 기타를 튕기거나 맘에 든 시집 한 권을 들고 읽으며 느껴보고 사색하고 있다. 하지만 감수성이 더 예민하고 풍부했던 시절에 누렸더라면이란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어느 시인이 교과서에 실린 자신의 시로 출제된 시험문제를 풀어봤더니 거의 틀렸다는 일화를 듣고 실소를 금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