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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목메는 만두 1인분] 저는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하기를 즐깁니다. 수도하는 마음으로 혼자 조용히 운동을 하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죠. 건강은 담으로 얻는다 칩니다.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운동을 마친 후 샤워장에서 나와 제 사물함 앞에 섰습니다. 한 아주머니가 그 바닥에 만두 1인분을 놓고 드시고 있었습니다. 피트니스센터 곳곳을 청소해 주시는 아주머니시라 안면이 조금 있는 분입니다.딱 제 사물함 앞자리라 부득이 양해를 구했습니다. 황급히 자리를 피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제 목이 컥 막힙니다. 맨 바닥에서 식사하는 것도 서러운데 회원들 눈치까지 보는 게 서글퍼져서 그랬나봅니다. 제 무딘 노동감수성에도 견디기 힘든 모습이지요. "식사 방해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린 뒤 서둘러 자리를 비워드렸습니다.왜 제대로 된 곳에서 편안히 .. 더보기
[알바렐라 - 고함20] 시간을 잘라파는 우리 생애 첫 노동 알바렐라저자고함20 지음출판사롤링다이스 | 2014-09-12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20대의 노동 -‘알바’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계모와... 소싯적에 데모가서 꽃병 한 번 안 던져 본 사람이 어디 있으며, 알바 한 번 아니해 본 사람이 어디있을까. 다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스스로의 과거를 미화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당시에는 아무 것도 아니었던 저항 혹은 경험들이 지금에 있어서는 현세대를 반박하는 가장 큰 무기이자 논거로 작용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거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고 말했던 것처럼 이미 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젊은세대의 아우성은 그저 '예전에 나도 했던 것'으로 둔갑해서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되기 마련이다. 지금의 20대가 혹은 (20대.. 더보기
[사장님도 아니야 노동자도 아니야 - 이병훈 외] 호부호형이 금지된 사람들 사장님도 아니야 노동자도 아니야저자이병훈, 이주환, 강은애, 홍석범, 김종진 지음출판사창비 | 2013-11-05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비정규직과 더불어 대표적인 사회적 약자로 언급되는 ‘을 중의 을... 우리가 잘 알듯이 의 주인공 홍길동은 아버지 홍판서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다. 대감마님이라고 불러야 한다. 비록 배는 다를지 모르나 한 아버지를 모신 형님에게도 형님이라 부르지 못한다. 그것은 바로 홍길동이 첩실의 소생인 서얼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주인공 홍길동은 그 비범한 능력과 재주로 호부호형이 가능한 세상을 꿈꾸며 기성체제에 저항하지만 결국 그의 선택은 조선을 떠나 율도국이라는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만다. 아들임에도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던 홍길동은 결국 조선땅에서 자.. 더보기
[일하기 전엔 몰랐던 것들 - 류동민] 이제 갓 일하기 시작한 당신에게 일하기 전엔 몰랐던 것들저자류동민 지음출판사웅진지식하우스 | 2013-05-15 출간카테고리경제/경영책소개우리 시대에 일을 하며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내 삶을 움직이는... 오래 전의 이야기다. 한 여자후배(S라 하자)와 몇이 모여 식당에서 밥을 먹었던 적이 있다. 정확히는 생각나지 않지만 어떤 패밀리레스토랑 비슷한 곳이었던 것 같다. 담소를 나누며 한참 식사를 하고 있던 중에 그곳 종업원이 내온 새로운 음식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물론 기분이 나빴을 수도 있지만 자기 또래쯤 돼 보이는 그 종업원(앳된 얼굴이 아마도 십중팔구 아르바이트생이었을 거다)에게 호통을 치던 후배 S의 모습이 생각난다. 시간이 많이 지나 문제의 상황이나 식사했던 패밀리레스토랑의 브랜드는 가물가물하지만 이 한마디는 정확히 기억난다.. 더보기
[노동의 배신 - 바버라 에런라이크] 그대의 이름은 멋있는 진짜 노동자 노동의 배신저자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출판사부키 | 2012-06-08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긍정의 배신]의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워킹 푸어 생존기. ... 나는 노동자의 자식이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지난 수십 년동안 성실히 자신의 노동력으로 가정을 꾸리고 자식들을 부양한 노동자이며 내 조부와 조모 역시 그러하다. 어느 집에 금두꺼비 하나 놓고 지낸 세월 없겠냐는 말은 우리 집안에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다. 생산수단을 소유한 역사가 없었다고 하니 그저 당신들의 땀으로 먹고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대학에 막 입학했을 때 선배들이 가르쳐준 어떤 노래의 가사처럼 '멋있는 진짜 노동자'였던 거다. 이는 아마 한국에서 서민층을 이루는 대다수 집안의 역사이며 당대의 현실이다. 현재의 우리와 과거 우리 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