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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현재의 50대에게 노년의 삶은 장밋빛이 아니다. 평균 수명으로 따져본 50대의 남은 기대 수명은 20~30년에 달한다. 그 긴 시간 동안 일정한 직업이나 수입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부담되지 않을 수 없다. 넉넉한 재산이나 안정적인 연금을 갖추지 못한 채 맞이하는 노년은 행복이 아니라 불행이다. 자식들을 가르치고 노년의 부모를 부양하며 사느라 막상 자신의 노후를 대비하지 못한, 속칭 '낀세대'인 50대의 불안감 호소는 단지 엄살이 아닌 것이다. 노년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대다수 50대와는 다르게 3대가 먹고 살만한 재산을 모은 사람들도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알부자'들로 불리는 빌딩 소유주, 땅주인들이 그렇고, 고위공직자가 되겠다며 나서서 망신만 당하고 낙마하는 후보자들이 그렇다. 정상적인 노동.. 더보기
[벗 하나 있었으면 - 도종환] 벗 하나 있었으면 - 도종환 마음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 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수 있은 벗 하나 있었으면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목마른 세상.. 더보기
2013 새해에는 아니 보았으면 하는 장면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금방 바뀌지는 않겠지만 이 추운 날 어르신들 이렇게 사시면 쓰겠습니까. 어르신들이 대거 몰려가셔서 지지해준 덕에 당선된 박 당선인께서 잘 보살펴 드릴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새해에는 이런 어르신 뵙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더보기
'부자되세요'와 '공수래 공수거'의 동거 주말을 이용해 충남 부여에 다녀왔다. 그 유람은 유람대로 풀어볼 생각이다. 헌데 낙화암落花巖 아래 자리하고 있는 고란사皐蘭寺란 절에 갔을 때 한 켠에 가득 쌓여있는 기와장들을 보면서 재밌는 생각이 들었다. 별 건 아니다. 고란사는 낙화암 바로 아래 자리하고 있는 조그만 절이다. 그 위치상 낙화암과는 따로 생각할 수 없다. 낙화암이 어딘가. 요새는 돈주고 사기도 어려운 '절개'를 지키겠다며 3천명이나 되는 궁녀가 투신을 했다는 전설이 남은 곳 아닌가. 그 원혼은 원혼대로 억울하겠다만 지금 시대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그게 옳으냐 그르냐는 제쳐두고) 의기가 서린 장소가 바로 낙화암인 것이다. 돈 몇 억이면 대신 감옥생활도 해주겠다는 사람이 널린 마당에 낙화암에 남은 전설이 남기는 메시지는 해석하기 나름이다. .. 더보기
도시의 밤이 힘겨운 그에게 물었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고 눈이 많습니다. 추위와 눈이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뉘에게는 따뜻한 아랫목에서 고구마를 쪄 김치와 먹으면서 창 밖으로 흩날리는 눈을 감상할 수 있는 훌륭한 무대가 될 수 있습니다. 한 편으로 밖에서 몸뚱이 하나로 밥을 벌어먹고 가족을 부양하는 사람에겐 쌀쌀맞기 그지없는 시어머니와 다름이 없기도 하지요. 네온사인의 번뜩이는 색기가 지나는 취객을 유혹하는 밤거리에서 묵묵히 쓰레기 더미를 나르는 당신에게도 추위와 폭설은 냉랭하기만 합니다. 잠시 앉아 쉬는 그 순간의 바닥조차 뼈까지 스며드는 냉기를 거두어 들이지 않으니 말입니다. 추위와 폭설 뿐이겠습니까. 지켜보고도 따뜻한 물 한 잔 권하지 못했던 저의 주변머리도 당신의 마음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었을 겁니다. 모두가 욕망에 취하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