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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그 날은 도둑과 같이 오리니] 그러나 주의 날이 도둑 같이 오리니 그 날에는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 물질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 - 베드로후서 3:10한 때 삼국지 덕후였던 이유로 연의가 아닌 정사 삼국지는 물론 관련 주석들을 열심히 찾아 읽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중 어떤 책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으나 제갈양과 그 동문들의 일화가 떠오릅니다. 제갈양은 서서, 최주평, 석도, 맹건 등과 함께 동문수학 했습니다. 동문들이 경전을 하나하나 꼼꼼이 공부한데 비해 제갈양은 대강의 맥락을 파악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전해지죠. 그들은 후에 각자가 얼마나 출세할 것인가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제갈양은 동문들에게 "자네 정도면 한 개 현을 맡을 만 할 것일세"라고 말합니다. 동문들이 "그럼 자네는?.. 더보기
[텔레비전이 어른 만들어 주나?] 케이블 방송 채널인 TVN에서 방영하는 「어쩌다 어른」이라는 프로그램을 우연히 보게 됐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특강 테라피'라는 부제가 달린 프로그램으로 역사나 인문학 강의를 하는 방송이더군요. 저는 최진기라는 학원강사가 진행하는 인문학 강의를 시청하게 됐습니다. '인문학 강의 1탄'이라고 하니 이어서 계속 하는 것 같았는데 챙겨보지는 않아서 그 다음은 잘 모르겠습니다. 이 사람이 진행하는 인문학 강의 1탄이라는 것을 듣고 있자니 웃음이 나왔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Smile의 웃음이 아니라 Laugh at의 웃음이었습니다. 아주 간단한 이유에서였습니다. 최 강사가 말하고 있는 것은 인문학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말하고 있는 것은 철저히 기업과 자본이 활용 가능한 '수단'으로서의 기술과 지식이었습니.. 더보기
[목메는 만두 1인분] 저는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하기를 즐깁니다. 수도하는 마음으로 혼자 조용히 운동을 하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죠. 건강은 담으로 얻는다 칩니다.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운동을 마친 후 샤워장에서 나와 제 사물함 앞에 섰습니다. 한 아주머니가 그 바닥에 만두 1인분을 놓고 드시고 있었습니다. 피트니스센터 곳곳을 청소해 주시는 아주머니시라 안면이 조금 있는 분입니다.딱 제 사물함 앞자리라 부득이 양해를 구했습니다. 황급히 자리를 피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제 목이 컥 막힙니다. 맨 바닥에서 식사하는 것도 서러운데 회원들 눈치까지 보는 게 서글퍼져서 그랬나봅니다. 제 무딘 노동감수성에도 견디기 힘든 모습이지요. "식사 방해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린 뒤 서둘러 자리를 비워드렸습니다.왜 제대로 된 곳에서 편안히 .. 더보기
[필리버스터를 하는 이유] ‘필리버스터’가 화제입니다. 필리버스터는 ‘의회 안에서의 다수파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이뤄지는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행위’를 말합니다. 현재 야당은 무제한토론 릴레이로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일명 ‘테러방지법’안을 저지하고 있습니다. 장시간 발언으로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이 상황이 왜 벌어졌을까요? 먼저 문제가 되고 있는 ‘테러방지법’이 무엇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통해 2.23에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을 대표발의자로 새누리당 156명이 동의한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안에 대한 수정안’을 찾아봅니다. 1조는 이 법의 의의, 2조는 테러의 정의, 3조는 국가와 지자체의 역할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쭉 내려가다보면 9조가 있는데 여기에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 더보기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역사 뿐이다(人君所畏者, 史而已) (사진: EBS 역사채널e '만년 후를 기다리는 책' 한 장면 캡쳐)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역사 뿐이다(人君所畏者, 史而已)." - 연산군 위의 말은 조선의 폭군으로 유명한 연산군의 말입니다. 저는 이 말을 EBS방송 '역사채널e'를 통해 알게됐습니다. 사진도 그 방송의 한 장면을 캡쳐한 것입니다. 요즘 역사문제로 온 나라가 둘로 분열하여 갈등 중입니다.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거 돈도 안되는 것 가지고 민생문제가 산적한데 그러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좌편향이 심한 역사교과서 문제는 국정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집권세력의 역사전쟁이다. 반드시 저지해야 하지 않는가?" 여러 의견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양상입니다. 아마 동물이었다면 이런 갈등과 분열은 없었겠지요. 동물들에게는 역사라는 것이 존재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