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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멘붕의 부작용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멘붕의 부작용>

작년 12.19 이후 멘붕이 심했던지 부작용의 여파가 크다. 지나친 좌절과 실망감으로 인해 현실을 등지고 음모론의 세계로 침잠한 사람들 이야기다.

재검표를 요구하며 촛불을 든단다. 촛불만 들면 마치 정의를 얻은 듯 자신감이 샘솟나보다. 헌데 근자감은 눈을 흐리고 귀를 막는다. 볼 것을 못 보고 들을 걸 못 듣는 사람들의 촛불은 추태에 가깝다. 진실은 이들의 의식에 젖어들지 못한 채 가린 눈과 막힌 귀를 타고 흘러내릴 뿐이다.

개표조작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02년 겨울에도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던 한나라당과 창사랑 회원들이 있었다. 결과는? 이회창 후보의 표는 88표 늘었고, 노무현 후보의 표는 816표가 줄었다. 결과적으로 0.00008%의 변동 발생. 추태를 벌인 대가로 한나라당은 대국민사과에 당대표의 사퇴까지 해야만 했다.

108만명의 유권자가 더 지지해서 당선된 결과를 승복하지 못하는 야당 지지자들. 그들이 02년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인정하지 못한 사람들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말하기 어렵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칭얼대는 건 민주공화국 시민의 자질로서 대단히 부적격하다. 아니,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도 함량미달이다.

원래 인간이란게 보고 싶은 것만 본다. 그런 한계를 인정한다 쳐도 음모론이나 의혹에만 의지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건 모래성 쌓기에 다름 아니다. 자신의 머리 속에 쌓은 모래성과 현실에 존재하는 또다른 생각들과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는 것을 두고 우린 망상, 혹은 착각이라고 부른다.

나도 박 당선인의 당선이 유쾌하진 않은 사람이다. 허나 박 당선인을 선택한 51.6%의 국민이 있다. 그들을 인정하지 않고 선거에서 드러난 의혹들을 침소봉대 하는 건 현 대의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다. 자신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P.S) 아래 링크는 야권성향 사람들이 '정통시사주간지'로 꼽는 <시사인> 장일호 기자가 팩트 위주로 이번 논란을 정리한 기사다. 한 번씩 읽어보고 속들 차리셨으면 좋겠다.

http://m.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5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