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Lab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아이들을 가만히 지켜보면 배우는 게 많다. 아이들은 단순히 훈육이나 통제의 대상이 아니다. 그들의 모습은 다름 아닌, 어른이란 껍질은 뒤집어 쓴 우리네 모습에 다름 아니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다. 말 그대로 유치하다. 조금이라도 앞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다툰다. 자신의 생각이 용납되지 않으면 바로 폭력을 행사해서라도 상대에게 관철 시키려고 한다. 약한 아이나 소극적인 아이를 위한 배려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요즘 애들이 그렇지... ㅉㅉ' 대지 마시라. 이거 어디서들 많이 본 장면 아닌가. 당신과 내가 소위 '사회생활'이라며 하루하루 치러내는 일상과 쌍둥이처럼 닮았다. 요새 것들이 아니라 예전 것들이 만들어 놓은 룰이란 게 사실 이 아이들의 룰과 별 차이가 없단 이야기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슈퍼에고.. 더보기
위선은 악이 선에게 보내는 경배 "위선은 악이 선에게 보내는 경배". 위선이 강요한 염치를 버리니 대놓고 '넌 얼마짜리, 난 얼마짜리'를 입에 담을 수 있게 됐다. 한우 한 근과 호주산 한 근 사이에서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듯 사람도 고기값으로 따지는 사람, 적지 않다. 위선을 내려놓고 '솔직하게' 서로의 연봉과 스펙만 살펴보는 건 위선보다 나은가? 무엇 하나 보장 받을 수 없는 불확실의 시대에 단 1%라도 '안정적'인 것을 찾아 헤매는 모습들이 애처롭다. 대개 스스로가 불안한 이들이 사람을 통해 보험을 들려는 게 본질이 아닌가 싶다. 것도 어차피 확률일 뿐. 내 눈에는 49%나 50%나 거기서 거기다. 수십 년 남은 생애주기를 통계적 확률로 재단해 본다는 생각 자체가 덜 떨어진 이야기고. 게다가 (리스크를 최소화 했더라도) 부정적인 확.. 더보기
주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칼럼니스트 홍사중 선생의 에 보면 "우는 소리, 넋두리를 잘 한다"는 밉상의 전형이 소개돼 있다. 쪽팔린 말이지만 지금보다 조금 더 젊을 때까지만 해도 난 그 모양 그 꼴이었다. 내 실제 형편이 어땠던 간에 주위에 "우는 소리, 넋두리" 꽤나 하고 다녔다. 언젠가 백주에 맨정신으로 늘어놓던 내 엄살에 스터디 동료였던 아무개 륜씨가 따끔히 한 마디 했었다. "오빠, 오빠는 그래도 제대로 된 교육이라도 받았잖아요? 어떻게 배운 것도 없고 극빈한 사람들과 비교할 수 있겠어요." 그 순간의 화끈거림이란. 이후로 "우는 소리, 넋두리"는 그만뒀다. 그 순간에도, 이후에도 참 고마운 충고였다. 어제부터 전 한겨레 기자 김기태가 지은 를 읽고 있다. 열악하다 못해 전무한 의료복지서비스 통계를 보며 분노한 것도 잠시였.. 더보기
깊은 밤 안개 속 희뿌연 안개가 세상을 뒤덮은 깊은 밤. 도로 옆을 흐르는 내천의 소리를 듣다보니 사뭇 잊고 지내던 기억들을 꺼내어 본다. 내 아버지가 하신 말씀은 아니지만 에서 우석(박상원 분)이 아버지(고 김인문 분)의 말씀을 되새기던 장면이 떠오른다. "사람이 살면서 지켜야 할 사람 하나와 지켜야 할 바른 뜻 하나만 있으면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다구요. 그런 의미에서 아버지 전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행복하구... 평화롭습니다." 바른 뜻 하나 정하는데도 그리 헤매던 시절이었다. 이제 지켜야 할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을 만나면 나는 그를 바로 알아볼 수 있을까. 바로 앞의 그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또다시 헤매이지 않을까. 이 어둠이, 또 이 안개가 눈을 흐렸고 감각은 무디어져 버렸다. 한 치 앞을 보기도,.. 더보기
[생일의 의미] 산다는 건 수지 맞는 장사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냐'는 김국환의 가사에 동의한다. 생일이라며 케이크 하나 건졌으니 나쁘지 않은 인생이란 생각이든다. 또 김국환의 말처럼 '산다는 건 좋은 거'다. 수지 맞는 장사지 않은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