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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Lab

1회용품과 사람값 어제는 점심으로 쌀국수를 포장해서 사다가 먹었습니다. 우리네 잔치국수도 맛있지만 베트남 음식이라는 이 쌀국수도 뜸하면 생각나는 맛난 요리지요. 유행을 타는 여러 외식 중 아직도 이곳저곳에 베트남 쌀국수 식당이 꿋꿋이 영업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쌀국수는 이제 한국인들의 입맛에 잘 적응한 듯 보입니다. 쌀국수를 다 먹고 나니 빈 포장용기가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 그릇이 말입니다. '1회용품'이라는 이 그릇들이 너무 좋은 겁니다. 품질이던 모양이던 그냥 일반 플라스틱 그릇으로 써도 손색이 없는 제품이 '1회용'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그저 편리하고, 설거지나 처리가 귀찮다는 이유로 우리는 소중한 자원들을 1회용이라는 이름을 붙여 고작 한 번 쓴 뒤 버립니다. 결국 이 그릇들은 버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1회가.. 더보기
지록위마와 언브로큰 ​(사진: 영화 언브로큰 스틸컷)오늘은 극장에 가서 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안젤리나 졸리가 감독을 맡은,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올림픽에 육상선수로 출전하기도 했던 루이라는 남자가 태평양전쟁으로 공군에 입대합니다. 그는 불행히 전투기가 고장 나면서​​​​​​ 바다로 추락하지만 구사일생으로 목숨만 건집니다. 살아남은 동료들과 구명정에 의지해 식량도 식수도 없이 한 달을 넘게 버티지만 결국 이들을 구조한 것은 적인 일본군이었습니다. 포로가 된 루이는 포로수용소의 책임자인 와타나베에게 온갖 학대와 폭력에 시달립니다. 하지만 루이의 올림픽 출전 이력을 안 일본정부는 그를 일본방송에 출연시킵니다. 루이는 가족들에게 자신이 아직 살아있음을 밝힙니다. 방송은 적국인 미국에도 나갑니다. 방송 후 관계자는 루.. 더보기
일상에서 울려퍼지는 악의 3중주 먹고사느라 다들 바쁘고 힘듭니다. 각자의 일터에서 생존을 위한 직업활동에 대다수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대다수 사람들의 삶이지요. 그리고 그 일터에는 다양한 삶의 애환들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동시에 치열한 이해관계가 소리없는 마찰을 내며 충돌하고 있지요.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은, 내부인들만 알고 이권을 나누는 행태는 어느 곳이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짧은 삶의 경험을 되돌이켜 보면 말입니다. 쉬운 말로 영업비밀이라고나 할까요. 그것이 해당 이해관계자들의 밥벌이가 되고 그걸로 가족을 부양하기에 상당히 은밀한 정보에 속합니다. 모피아, 철피아에 이제 의피아까지. 가수 신해철의 의문의 죽음에도 역시 검은 돈을 향한 욕망은 주연역에서 빠지지 않는군요. 부당 급여를 청구하고, 동종업계 사람인 의사.. 더보기
<또 하나의 약속 Another Family> 시사회 관람 후기(14.01.27 - 용산CGV) 또 하나의 약속 (2014) Another Family 9.9감독김태윤출연박철민, 김규리, 윤유선, 박희정, 유세형정보드라마 | 한국 | 120 분 | 2014-02-06 한국사람들 가족이라는 말 참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가족같은'이라는 형용사를 많이 쓴다. 하다못해 아르바이트 채용공고에도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일하실 분 모집합니다"고 하지 않던가. 가족家族. 참 좋은 말이다. 요새처럼 각박한 시절에 가족처럼 온기가 느껴지는 말이 몇 마디나 될까. "아버지는 자식을 버리지 않는다"는 잠자리눈깔 김성근 감독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가족은 서로를 버리지 않는다. 가진 것이 많든 적든, 머리가 똑똑하든 모자라든, 몸이 아프든 건강하든. 인간이 살면서 겪는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서로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 .. 더보기
아듀, 박경완! 누군가에겐 인천야구의 대표주자였고 또 누군가에겐 현대(유니콘스)왕조를 건설한 공신으로 기억될지 모르겠지만, 원래 박경완 선수는 내 고향 모교 출신이기도 하고 지금은 역사 뒤로 사라(졌다고 쓰고 SK로 재탄생 했다고 읽는다)진 전주 연고 쌍방울 레이더스의 안방을 책임졌던 포수였다. 그가 현금트레이드로 현대 유니콘스에 팔려가던 날, 돈 없는 구단을 원망했었고 냉혹한 프로스포츠의 현실에 다시 절망했었다. 쌍방울 계열사에 근무하신 아버지 덕에 레이더스 어린이 야구단이 되기도 했고, 무주리조트 스키소년단이 되기도 했다. (이 무주리조트가 97년 외환위기 이후 쌍방울이 쓰러지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할 거라고는 그 당시에 상상하지도 못했다) 시간만 나면 전주 공설운동장 구석에 있는 야구장 1루 출입구를 재빨리 통과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