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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 309동 1201호] 사회는 정글이 아니지 않은가? 어린 시절, 집에 한 대뿐이던 텔레비전의 채널선택권은 아버지의 고유권한이었습니다. 그 때는 채널이라봐야 고작 KBS1과 KBS2, 그리고 MBC 정도였지만 말입니다. 그 중에서 아버지가 유달리 챙겨보고 좋아하던 프로그램은 KBS에서 방영된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나 「동물의 왕국」같이 동물들이 나오는 것들이었습니다. 지금도 "우~와~ 우~와~ 우~와~ 퀴즈탐험~"으로 시작되는 오프닝이 기억나네요. 동물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거야 당신의 취향이셨으니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지금도 기억나는 아버지의 말씀이 있습니다.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들이 초식동물을 사냥하는 장면, 특히 사자가 새끼가젤들을 사냥해서 잡아먹는 장면을 본 뒤에 옆에 있던 저한테 "저것 봐라. 세상은 저런 곳이다. 강하면 잡아먹고 약.. 더보기
[비상경보기 -강신주] 우리는 비겁하고 치사한 나라에 산다 어린 시절을 추억해보면 왜 그리 혼이 많이 났는지 모르겠습니다. 꾸중 뒤에는 "콩 한 쪽도 나눠먹어라", "자기 일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어라" 등등의 훈계말씀이 이어졌지요. 이번에 구의역에서 목숨을 잃은 청년의 어머니도 그러셨는가 봅니다. 아들에게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쳤다지요. 하지만 이제 남은 자식에게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라고 하지 않을 것이라 합니다. 이 비겁하고 치사한 나라가 책임감 있게 자란 청년을 어떻게 부려먹고 대우하는지 너무나 명확하게 보았기 때문입니다. 소위 노동유연화라는 시류에 따라 우리는 고용불안과 열악한 처우에 상시적으로 노출돼 살고 있습니다. 이 불안과 고통은 현재진행 중이고, 상황은 더 나빠지고만 있습니다. 현 정부가 국회를 상대로 "노동개혁법 통과"라는 대국민 .. 더보기
[꿈의 스펙트럼 - 전명진] 인생의 달콤한 군것질, 그 이름 '여행' 꿈의 스펙트럼국내도서저자 : 전명진출판 : 컬처그라퍼 2012.10.11상세보기 저는 보릿고개를 경험한 세대는 아닙니다. 그 시절을 살았던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배고픔은 한국인이 당면한 가장 큰 고통이며 위협이었습니다. 반찬이 변변찮은 것은 물론이고 주식인 쌀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감자, 고구마로 끼니를 때우기 일수였다고 하지요. 그것조차 없으면 산에 가서 마를 캐다가 쪄먹어야 했던 비참한 상황이었습니다. 간장 한 종지랑 먹는 한이 있더라도 쌀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요구조차 사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이름조차 생소하지만 통일벼가 개발되면서부터 주식인 쌀의 자급율은 서서히 100%로 올라서게 됩니다. 50원짜리 동전을 보시면 벼가 새겨져 있지요? 바로 통일벼의 개발.. 더보기
[내가 버린 여자 - 엔도 슈사쿠 지음, 이평춘 옮김] 그 어려운 말, '사랑' 내가 버린 여자국내도서저자 : 엔도 슈사쿠 / 이평춘역출판 : 어문학사 2007.05.03상세보기 사랑이라는 말이 넘쳐납니다. 드라마와 영화, 유행가 가사에까지도 사랑 이야기를 빼놓으면 할 말이 없을 정도입니다. 영악한 자본은 자녀와 부모 혹은 스승의 의미를 기리고 그들에 대한 사랑을 나눠보자는 날마저 놓치지 않습니다. "자녀(아니면 부모님 혹은 스승)에게 사랑을 표현해 보세요~"라나 뭐라나. 극적이어야만 감동할 수 있는 사랑. 무언가 물질로 표현해야만 인정받는 사랑. 그 안에서 우리는 사랑의 의미를 진지하게 고민해 볼 이유도, 여유도 없이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냥 남들이 하는대로, 관례상 하던대로 하면 그만일테니까요. 사랑의 참의미를 고민하게 해준 『깊은 강』으로 만났던 작가 엔도 슈.. 더보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이문열] 일하는 당신을 스트레스 받게 하는 것의 정체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이문열국내도서저자 : 이문열(Yi Munyo)출판 : 민음사 2005.10.01상세보기 한 사회에 소속돼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의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교에는 학생과 교사라는 역할을 가진 사람이, 군대에는 장교와 부사관, 사병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직장에는 오너와 중간관리자, 사원의 역할을 가진 사람이 각각 존재하지요. 그곳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일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우리의 일상생활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일하는 시간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삶의 질 역시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학교생활이던, 군대생활이던, 직장생활이던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지요. 대학생활과 군대생활, 직장생활을 직접 경험해 보면서 이들이 쉽지 않게 만드는 묘한 공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