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사는 야생고양이(도둑고양이라고 부르는...) 한 마리와 친해졌다. 어느 날부터 눈에 띄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다가가서 쓰다듬어 주어도 가만히 있는다. 이제는 가끔씩은 귀가하는 길 뒤에서 따라오기도 한다. 뭘 딱히 잘해주거나 먹이를 챙겨준 것도 아닌데 사람을 따른다. 원래 야생고양이들의 습성은 사람을 피하는데. 사진 찍어준다고 하면 폼도 잡고 스트레칭도 하고... 희한한 녀석이다.
오늘도 저녁을 먹으러 가는 골목 어딘가에 앉아서 '냐옹~'거리며 부른다. 가서 머리를 쓰다듬어 줬더니 턱을 들이밀며 거길 쓰다듬어 달란다. 하여간 고양이의 도도한 매력은 알아주어야 한다. 식사를 하고 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녀석에게 줄 소시지를 하나 사서 왔는데 어디를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나가서 좀 두리번 거리고 있으면 금방 나타나는 녀석인데 오지 않는게 어디 맛있는 거라도 찾아냈는가 보다.
오늘 갑자기 날씨가 급 추워졌다. 사람들의 옷은 눈에 띄게 두꺼워졌고 옷깃을 여미는 손도 자주 보인다. 올해 여름이 그 어느 해보다 무덥고 습했던만큼 이번 겨울은 또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고 매서운 추위가 몰아칠 것이라 예보다. 짐승도 이번 겨울을 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집고양이처럼은 아니더라도 녀석 잘 살아있는지 가끔씩 들여다 봐야겠다. 그나저나 소시지 먹어야 하는데 이 녀석 어디를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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