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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동양고전

[표해록漂海錄 - 최부崔溥 지음, 방현희 옮김] 독서를 통해 낯선 곳으로 표류하고 싶다 '통通하지 않고 고여있으면 썩는다.' 어릴 적 시골에 살면서 관찰을 통해 그런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고여있는 물웅덩이는 필연 썩게 되고 그곳에 장구벌레 같은 해충의 알이나 유충들이 삽니다. 반면 맑게 흐르는 시내川나 계곡물에는 그런 것이 없었습니다. 송사리와 가재가 놀던 그 맑은 물에는 자연의 생명력이 넘실 거렸습니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한 부위를 단단하게 묶어서 혈액의 순환을 막아놓으면 대번에 괴사가 벌어집니다. 모두가 통通하면 살고 막히면 죽는 것입니다. 교과서를 통해 한국사를 공부하신 분들이라면 '벽란도'라는 이름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고려왕조의 수도였던 개경開京(현 개성시)을 흐르던 예성강의 하구에 있던 국제무역항이었다고 하지요. 극동아시아의 고려는 중국대륙과 동.. 더보기
[손자병법·오자병법 - 손무·오기 지음, 성백효 옮김] 내치內治도 못하는데 무슨 정상회담 참석인가? 가뜩이나 먹고 살기 어려운 불황의 시대인데, 시국마저 최악입니다. '단군 이래 최초'란 표현은 아마 이런데 쓰라고 생긴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국정 막장드라마의 민낯이 연일 드러나고 있습니다. 평소 시사나 정치 관련하여 큰 관심이 없던 지인이나 주변 사람들도 누구나 한 마디씩 하면서 혀를 찰 정도지요. 국민 다수는 놀라움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 나라 정부를, 그리고 나라를 믿었던 국민들에게 그 수장인 대통령과 주변인들이 보여준 꼴사나운 만행과 추잡한 작태는 이제 수습이 불가능한 정국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저 역시도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일선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조직적이고 시스템화된 일처리를 보면서, 국가의 정책과 의사를 결정하는 시스템 역시 그러할 것이라 유추했던 것이 보기좋게.. 더보기
[징비록懲毖錄 - 류성룡 著,김흥식 譯] 나라님이 우리를 버리시면 우린 누굴 믿고 살아간단 말입니까? 징비록저자#{for:author::2}, 징비록#{/for:author} 지음출판사서해문집 | 2014-11-20 출간카테고리역사/문화책소개《징비록》의 밑바탕이 된 《서애집》 그 속에서 찾아내 엮은 ‘종... [임진왜란에서 배운다 - 징비록 시리즈 1편] (이번 시리즈는 총 3편에 걸쳐 연재될 예정입니다) 나의 타고난 사람됨이 원래 그래서인지 무척 게으르다. 책을 읽는데도 게으름이 심한데, 특히나 한동안 게으름을 피우고 나서야 책을 폭식하는 버릇이 있다. 폭식을 하는 동안은 백지가 먹물을 흡수하듯 책을 읽고 받아들이고 되씹는다. 그러다보면 일정한 간격으로 쓰던 리뷰도 손을 놓기 일쑤다. 계산해보니 거의 한 달 가까이를 그랬다. 이제서야 하는 것도 꾸준히 쌓여온 게으름이 더이상 쌓일 공간이 없어서 터져나온.. 더보기
[택리지擇里志 - 이중환 지음, 이익성 옮김] 하늘이 내린 명당은 없다 지난 주에 광화문 교보문고에 다녀왔다. 인터넷 서점을 많이 이용하기도 하지만 책을 사는 것 외에도 서점을 돌아다니는 재미가 꽤 크다. 온라인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책을 우연히 발견하기도 하고, 독자들이 어떤 책에 관심을 가지고 읽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쏠쏠한 즐거움을 준다. 바로드림 서비스로 주문해 둔 책을 받아들기에 앞서 매장을 한 번 둘러봤을 때 가장 의외였던 코너가 한 곳 있었다. 일종의 기획전처럼 따로 코너를 마련해서 홍보중이던 책은 조선후기 실학자로 알려진 이중환의 였다. 을유문화사가 광고마케팅의 일종으로 마련한 것인지, 정말 고전과 인문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높아져서 에 대한 수요가 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덕분에 한 동안 잊고 지냈던 가 불현듯 생각났다. (새 정부 들어서자마자 '전시상황' 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