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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인물

[이명박 리포트 - 김유찬] 가카는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닌데?

 



이명박 리포트

저자
김유찬 지음
출판사
한국의정 발전연구소 | 2007-04-01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이명박 리포트』는 국회의원 비서관 및 보좌관 등을 역임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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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카에 대한 충성심이 엷어짐을 반성하는 와중에 '이명박 리포트'(이하 리포트)를 입수해서 읽어봤습니다. 심도있는 디테일이 마치 가카를 직접 뵙는 듯 했습니다. 이미 세간에 많이 알려진 내용들이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죽 읽어보며 제가 가카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지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카의 진심을 이해하지 못한 불충을 다시금 반성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저자인 김유찬 씨는 2007년 대선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15대 총선 당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가카(이 때는 국회의원)에게서 위증 대가로 1억2000여만 원을 받았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책(리포트)을 발간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1, 2심에서 징역 1년2월을 선고받아 2008년 9월 대법에서 원심이 최종 확정됐죠. 그래서인지 이 책은 시중에서 구할 수가 없습니다. 안 파는 게 없는 대한민국 인터넷 상점을 아무리 뒤져도 안 나옵니다. 중고시장에서 좀 돌아다니는데 그마저 '팝니다'보다는 '삽니다'가 더 많습니다. 저자인 김유찬 씨는 2008년 10월 만기 출소 후 행방이 묘연해 사망설, 실종설 등의 루머가 난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리포트에서 김유찬 씨가 밝힌 내용 중 일부는 '나는 꼼수다'에서 김어준 총수나 주진우 기자가 언급한 바 있습니다. 가카의 축농증(팽 하는 소리를 적어야 하냐고 물었던 국회 속기사 얘기)이나 명절 떡값(밤 9시가 넘어서까지 기다린 믿음있는 보좌진에게만 떡값을 줬다는 얘기)도 원출처는 리포트로 보입니다. 추부길 목사님이나 저축은행 사태로 이름을 떨친 윤만용 씨 같은 스타들 이름도 꽤 나옵니다. 대부기공(현재의 다스)과 관련된 친인척 관계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김유찬 씨는 무려 20가지의 이유를 들어 가카의 대통령 취임 불가를 외칩니다. 저는 김유찬 씨가 가카를 음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2007년 대선 당시 지적했던 이유들이 재임기간 내내 문제가 됐던 것으로 봐서 김 씨가 제대로 봤음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9번인 '자신의 경제력에 비해 인색하다는 평을 자주 듣는다'는 부분은 리포트 곳곳에서 확인됩니다. 가카의 근검절약 정신을 저렇게 밖에 못봐주나 안타깝기도 했지만 좋은 것은 일단 배워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 빼어난 근검절약 정신, 정말 존경스럽고 배우고 싶습니다. 평소 헤펐던 저의 소비생활을 반성하며 몇 가지 사례 소개를 통해 마음가짐을 새로이 합니다.

 

 

하루는 적십자로부터 물난리 수해 때문에 '적십자회비'를 내라는 전갈을 받았다. 주무부장이 이명박 의원에게 보고했다.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주무부장은 중진의원으로서의 무게도 있고 하니 통지받은 적십자비 보다는 좀 더 후하게 납부하는 것이 어떻겠는가를 건의했다. 주무부장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이명박 의원으로부터 재떨이가 날아들었다.

 

"야! 그게 니 돈이냐?'라고 소리를 지르며...

<이명박리포트, 김유찬, 한국의정발전연구소, 2007, 53p>

 

 

어느 때인가 기획단회의에서 이명박 씨의 재산형성과정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거론한 적이 있었다.

 

"의원님! 재산의 절반 정도는 사회로 환원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하시죠!"

 

대통령이 되려고 꿈꾸는 그에게 어느 한 선거기획참모가 정식으로 과감하게 건의했다. 그러나 이 건의에 대해 이명박 씨는 옆에 있던 재떨이를 집어 던진 것으로 일단락되고 말았다.

<이명박리포트, 김유찬, 한국의정발전연구소, 2007, 327p>

 

 

가카께서는 거절을 표현하실 경우 재떨이를 이용하신다는 인간적 면모를 발견했습니다. 재산 기부 건의에 재떨이 던진 건 주진우 기자가 얘기했었죠. 계속 가보죠.

 

 

선거(1995년 당시 가카가 출마하신 종로 총선)가 끝나고 난 어느 날 오랜만에 사무국장을 비롯하여 조직부장, 청년부장 등 지구당 조직책들이 한 자리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전화벨이 울리자 사무국장이 전화기를 들었다. 이명박 의원이었다. 그러나 점차 전화내용이 심상치 않았다. 사무국장은 주 부장(주종탁 조직부장을 말함)이 개인 전셋돈까지 배 이명박 의원의 선거비용을 조달해 섰다고 정산해 주어야 한다고 보고했다. 그러자

 

"그 새끼! 짤라 버려!"

 

이명박 씨의 말이었다.

<이명박리포트, 김유찬, 한국의정발전연구소, 2007, 43p>

 

 

... 하루는 우연치 않게 거리에서 이명박 씨를 모시던 운전기사 이 모 씨를 만나게 되었다. ... 우리는 지난 이야기나 나누고자 인근 사우나로 자리를 옮겼다. 사우나에서 좀처럼 입을 열지 않던 그가 서서히 입을 열었다.

 

"김비!(당시 캠프에서는 나를 '김비'-김 비서관의 약칭-라고 불렀다) 김비 기자회견하고 난 후 얼마 안 있어서 나도 짤렸어!"

 

나는 흠짓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 혹여 나 때문에 불이익을 당한 것은 아닐까 걱정되었다. 그러나 다행히 나 때문은 아닌듯 했다.

 

"왜 형님을 짤랐어요? 형님은 이 의원을 오랫동안 모셨잖아요?"

 

한참 정적이 흘렀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내가 생활이 어려워서 이명박 의원에게 200만원만 꿔달라고 했어. 전세금이 올라 200만원을 갑자기 만들 길이 없었어! 바로 다음날부터 그만 나오라고 그러더라고. 그래도 성실하게 이 의원을 7년간이나 모셨는데..."

<이명박리포트, 김유찬, 한국의정발전연구소, 2007, 44p>

 

가카께서 짠돌이라 음해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근검절약 하시는 지도자상을 정립하신 것일 뿐입니다. 김유찬 씨는 리포트를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봅니다. 가카는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닙니다. 가카에 대한 존경심과 충성심을 되새기며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