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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된다

아이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감정에 충실한 동물적 수준에서 벗어나는 것이라 생각했다. 어른은 차분하고 냉정하며 이성적일 것이라 생각했지. 당연히 그건 착각이었고.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된다. 하지만 나이 먹음이 인간 되는 것과는 다르듯, 감정을 벗어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어른이란 껍질을 뒤집어 쓰기는 했지만 본질적인 아이의 모습은 숨길 수 없는 법이다.

감정과 욕망에 충실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척, 온갖 논리와 근거를 들이댄다. 얼핏 그럴 듯 해보인다. 그런데 조금만 살펴보면 근저에는 결국 감정 혹은 욕망이 진하게 드리워져 있다.

실상은 어른과 아이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정도밖에 안되는 것이다. 아이의 모습을 보며 부끄러움 비슷한 안타까움이 들었던 것은 나를 비롯해 나를 둘러싼 성인집단에 대한 자기반성의 양심이 작용한 것은 아닐까 싶다.

이 사회의 예절과 도덕이 그렇지 못하더라도 나의 생활과 내면에는 하나의 원칙이 생겼다. 사람을 대할 때 계급장 떼고 바라볼 것. 나이, 지역, 가방끈, 지위 이런 거 내려놓고. 서로의 욕망을 충족시켜주고 충족하며 사랑으로 살아야겠다. 허위와 가식으로 시간을 낭비하기에 삶은 생각보다 짧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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