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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종교

[예수전 - 김규항]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지!


예수전

저자
김규항 지음
출판사
돌베개 | 2009-04-13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왜 지금 예수인가 ― 김규항, 예수의 삶을 다시 읽다 제도권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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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장 중요한 사회적 비판이 반드시 '그 사회에서 가장 악한 세력'을 대상으로 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오히려 가장 악한 세력은 그 악함이 이미 일반화되어 있어, 뒤집어 말하면 그들에 대한 인민들의 적대감이나 반감 또한 일반화되어 있어서, 그들을 비판하는 일은 그런 일반화한 적대감이나 반감을 한 번 더 되새기는 일에 머물기 쉽다. 너무나 지당한 일은 하나 마나 한 일이기도 한 것이다.


사회적 비판은 그 사회에서 가장 악한 세력이 아니라 '그 사회의 변화를 가로막는 가장 주요한 세력'에 집중되어야 한다. 그 세력은 두 가지 요건을 갖는다. 가장 악한 세력과 갈등하거나 짐짓 적대적인 모습을 보임으로써 인민들에게 존경심과 설득력을 가질 것, 그러나 그 갈등과 적대의 수준은 지배체제 자체를 뒤흔들 만큼 심각하지 않을 것. 그 두 가지 요건의 절묘한 조화가 바로 사회 변화를 가로막는 것이다.

- <예수전>, 김규항, 돌베게, 2009, 117p.


이 대목을 처음 읽었을 때, 한국 정치계에서 사회적 비판을 가장 많이 받아야할 정당이 떠올랐다. 지금도 역시 그렇다. 거악과 차악은 서로 공생하는 관계라고 했던가. 무대에서 치열한 고성다툼과 몸싸움 뒤에 퇴장 후에는 슬그머니 악수를 나누는게 거악과 차악의 공동생존전략이다. 덕분에 인민들은 매번 뒤통수를 맞았다.

저자인 김규항 씨에게 트위터로 이 부분에 대한 공감과 집필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김규항 씨는 웃으며 '그런 자들을 더 찾아보시지요'라고 권했다. 실제 정치 외에도 사회 각 분야에서는 그런 X맨이 많다. 하지만 정치만큼 적합한 예를 찾아보기도 어렵다. 이보다 더 극적이고 치밀한 대국민 반전사기극이 없기 때문이다.

거악도 차악도 되지 못한 많은 인민은 이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는 유혹을 받는다. 실제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이들이 아님을 간파하지 못한 것이다. 매번 배반당한 인민은 결국 양비론에 빠지고 희망을 버리게 된다. '그 놈이 그 놈'이란 양비론이 팽배한 상황은 거악과 차악이 바라 마다않는 상황인데도 그렇다. 양비론은 정치의사 결정과정을 포기하게 하여 '그놈과 그놈'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2012년은 정치의 해다. 선택의 해이고 선거의 해다. 판단과 결정을 해야만 한다. 한국인들은 과거 '이 놈'이나 '그 놈'은 써봤어도 '저 놈'은 안 써봤다. 그러면서도 다 써봤다는 착각을 한다. 여기에 과거 '이 놈'이 씌워준 색안경을 벗지 못해서 새로운 선택에 겁을 먹고 있다. 이제 그 안경을 벗을 때도 됐다. 안경을 벗고 보면 '저 놈'도 선명하게 보이고, '이 놈'과 '그 놈'의 적대적(인듯 보이는) 공생관계가 드러날 것이다. 필요한 것은 '용기'이고 '혜안'이다. 선택과 결정의 권리도 당신의 것이지만 책임 역시 당신의 몫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P.S) 민주통합당인지, 민주짬뽕당인지 하는 양반들 아래 영상 보세요. 민주당 대통령이셨던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당신들께 한 말씀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