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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섭

[대리사회 - 김민섭] 우리는 모두가 대리인간이다 오래 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던 친구와 그의 아내를 얼마 전에 만났습니다. 몇 년만에 만난 그들 부부 역시 저처럼 일상의 무게에 짓눌린 얼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그대로 치더라도 오랜만에 벗을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마음만은 즐거웠습니다. 서로의 근황과 사는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은 금새 흘러버렸고 술잔은 마르고 말았습니다. 다음날 국밥으로 해장을 한 다음, 근처 카페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수 년만에 한국을 방문한 그들 부부에게 한국의 변화는 꽤나 생소한 정도였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에서 '먹방'이 유행하는 것에 대해 놀라움과 궁금증이 있던 차였습니다. 그냥 원하는 것이 있으면 먹고 말지 왜 남이 먹는 것을 화면으로 보며 좋아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들이 한국을 떠난 것이 수 .. 더보기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 309동 1201호] 사회는 정글이 아니지 않은가? 어린 시절, 집에 한 대뿐이던 텔레비전의 채널선택권은 아버지의 고유권한이었습니다. 그 때는 채널이라봐야 고작 KBS1과 KBS2, 그리고 MBC 정도였지만 말입니다. 그 중에서 아버지가 유달리 챙겨보고 좋아하던 프로그램은 KBS에서 방영된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나 「동물의 왕국」같이 동물들이 나오는 것들이었습니다. 지금도 "우~와~ 우~와~ 우~와~ 퀴즈탐험~"으로 시작되는 오프닝이 기억나네요. 동물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거야 당신의 취향이셨으니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지금도 기억나는 아버지의 말씀이 있습니다.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들이 초식동물을 사냥하는 장면, 특히 사자가 새끼가젤들을 사냥해서 잡아먹는 장면을 본 뒤에 옆에 있던 저한테 "저것 봐라. 세상은 저런 곳이다. 강하면 잡아먹고 약.. 더보기